[칼럼] JTBC는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저작권 분쟁 너머, 팬을 겨눈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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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JTBC는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저작권 분쟁 너머, 팬을 겨눈 칼날
  • 김태훈 기자
  • 등록 2025-05-29 08: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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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맷 보호보다 중요한 것은 팬의 신뢰다
본 칼럼 작성에 챗GPT 4o, AI수습기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JTBC는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있는가. 최근 JTBC가 유튜브 예능 <불꽃야구>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연이어 신고를 넣고, 스튜디오C1 채널 폐쇄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생긴 질문이다. 예능 방송 포맷 표절 소송으로 단순하게 볼 수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보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 결국 팬과의 전면전이다.


<불꽃야구>는 JTBC의 <최강야구>를 만든 장시원 PD가 독립해 제작한 새 콘텐츠다. 출연진, 구성, 연출 방식까지 유사하다는 비판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300만 뷰를 돌파하고, 슈퍼챗 1위에 오르며 팬클럽 ‘부싯돌즈’까지 만들었다. 이른바 '낭만 야구'의 서사를 이어가려는 시청자들의 선택이었다.


JTBC는 시청자의 선택을 법의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포맷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1화부터 3화까지 영상을 신고했고, 결국 영상은 비공개되었다. 스튜디오C1 채널이 폐쇄되는 것은 아닌지 시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유튜브의 자동 차단 시스템을 이용한 이 대응은 아직 법적 판단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의 자유’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았다.


JTBC의 주장은 장시원 PD와 스튜디오C1이 제작비를 과다 청구했고, 지적재산권(IP)도 JTBC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 PD는 총액 기준 계약 구조상 과다 청구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또한 "IP 탈취를 위한 JTBC의 사전 시도"라며 유튜브 상영을 강행하고 있다.


법정은 이 싸움에 판단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관심은 법정의 판단 결과가 아니다. 시청자는 자신이 응원했던 <최강야구>의 연출자, 선수들, 그리고 스토리를 쫓아 <불꽃야구>로 이동했을 뿐이다. 플랫폼이 바뀌었을 뿐이고, 프로그램명도 달라졌지만, 그 본질은 이어지는 감동이다. JTBC가 이 감동을 통째로 ‘자기 것’이라며 잠가버릴 자격이 있을까? JTBC의 <최강야구> 시즌 4가 시작되면, 시즌 3의 감동이 이어질 수 있을까?


더욱이, <최강야구> 자체도 MBN의 <백투 더 그라운드>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퇴물이라 불리던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다시 유니폼을 입는다”는 포맷 자체가 전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JTBC는 <불꽃야구>에 대해 “표절”, “배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까지 진행 중이다.


이쯤 되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JTBC가 이 분쟁에서 얻는 실익은 무엇인가? 유튜브 영상 몇 개를 내리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팬들은 <최강야구>로 돌아올까? 오히려 '낭만'을 지키고자 하는 팬심을 공격한 결과만 남을 지 모른다.


실제로 커뮤니티엔 “JTBC는 시청자와 싸우려는 건가”, “시청권부터 보장하고 저작권 얘기를 하라”, “불꽃야구는 없애도 최강야구는 안 본다”는 반응이 가득하다. 오히려 JTBC의 강경 대응은 <불꽃야구> 팬덤을 결집시키고 있다.


예능 포맷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느냐는 중요한 이슈다. 그러나 그것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콘텐츠는 팬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 포맷이 아니라 감동을 기억하는 시청자에게, JTBC는 과연 무슨 설명을 준비하고 있는가. ‘누가 더 정당한가’를 떠나 ‘누가 더 야속한가’라는 질문 앞에, JTBC는 무슨 정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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